파주시 택시업계(법인택시) 사납금 폐지로 노ㆍ사 갈등 심화
'전액관리제' 감독 • 강화보다 혼란 따른 실질적 대책 필요
“사납금제였던 지난해 12월까지만 하더라도 월 300만 원(월급여 110만 원 포함) 이상 수입이 되었는데 사납금제가 폐지되고, 전액관리제로 전환되는 바람에 한 달 100만 원으로 세 토막 나버려 지난달 택시회사를 그만 두었어요.”- 퇴직기사 이 모(38세)
“지난 1월 하루 14시간씩 격일제로 13일 만근 했어요. 연차 한 번 쓰지 않고 열심히 일해 320만 원가량 회사에 납입했지만 월 급여는 고작 100만 원(세후)정도였습니다. 사측에서는 ’노사협상 중‘인 관계로 2019년도 임금협정서 기준으로 급여를 했다면서 수입금 초과 부분은 임금 협정을 맺은 이후 정산 지급 예정이라고 해서 좀 더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법인택시기사 윤 모(61세)씨
올해부터 법인택시의 사납금 제도가 폐지되고, ‘전액관리제’로 전환됐지만 노사 양측 모두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 1일부터 법인택시의 사납금 제도가 법적으로 폐지됐다. 2019년 8월 국회를 통과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이날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택시 전액관리제란 택시기사가 근무시간 동안 택시요금미터에 기록된 운송수입금의 전액을 근무 종료 당일 회사에 수납하는 것(여객자동차법 제21조 제1항)을 말한다. 지난 1997년 9월 처음 법제화됐지만 그동안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가 이번에야 본격적으로 시행 되는 것이다.
‘사납금제’란 회사에서 정한 일정 기준의 금액을 납부하고 나머지는 택시기사의 수입으로 돌아가는 제도이지만 사업주는 매일 일정한 수익이 보장되는 반면, 택시기사들은 사납금과 초과 수익을 얻기 위해서 무리하게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제도여서 정부는 법인택시 기사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전액관리제를 실시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 시행을 하는 동안 노ㆍ사 모두에게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액관리제 시행에 들어간 지난 1월 파주시 법인 택시기사 대다수가 근로계약서 작성은 물론 자신의 급여가 얼마가 될지도 모른 채 운행에 나섰다.
그동안 파주시 법인 택시기사들은 격일제 24시간 한 달에 13일 근무하고 하루 영업 수익 중 20만원~23만 원 정도를 사납금으로 회사에 내면 월 100만원~110만원의 월급을 수령하였다. 통상적으로 사납금 이외의 수익이 월 200만 원 정도여서 월급 100만 원을 더하면 300만 원 정도의 수입을 가져갔던 것이다. 그러나 하루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면 사비로라도 사납금을 충당해야 하기에 승차거부와 과속난폭운전 등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전액 관리제를 시행하면서부터는 회사에 내는 사납금 부담이 없어지면서 무리한 운행을 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사측으로서는 그동안 택시 기사들로부터 자신들의 이윤이 포함된 사납금을 꼬박꼬박 받았기 때문에 제도의 변화가 달갑지도 않을뿐더러 변화된 제도를 받아들일 ‘경영혁신’ 또한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결과 택시 회사와 기사들 모두의 수입이 감소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택시 기사들의 이직이 이어지고 있고 노. 사 양측 모두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택시노동조합측은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원인으로 지목돼 온 ‘사납금 제’가 오히려 ‘전액관리제보다 높은 임금이 발생하는데 전액관리제로 인한 소득 하락 부분은 경기도와 지자체인 파주시에서 어떻게 지원해 줄 것이냐?” 라고 하고 있고, 택시 업계로서도 “기사가 수익금을 자발적으로 납부하지 않으면 강제로 받을 방법이 없을뿐더러 전액관리제 위반 시 위반과태료가 업체는 1차 적발 시 500만 원, 2차 적발 시 1천만 원이다.”
"열심히 일해도 사납금조차 맞추기 어려운 기사들도 있지만 많게는 월 4백~5백 만 원 넘게 벌어 가져가는 기사들도 있었다." 며 "사납금조차 못 버는 기사들에겐 해방이 되겠지만 열심히 벌어서 대충 일하는 기사들 월급 준다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기사들마다 사정이 제각각이니 어느 것이 옳다고 말하기 어렵고 매우 복잡한 상황이다."라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그런데다가 전액관리제 실시로 인해서 택시기사들의 기본급이 높게 책정되면서 택시기사들은 ‘전액관리제’로 인해 실질 수입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기본급이 올라 세금과 4대 보험료가 올라갔고, 택시업계도 기사 퇴직금과 세금 부담이 늘었다며 양측 모두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경기도는 오는 5월 30일까지 도 택시교통과 내에 ‘택시전액관리제TF팀’을 설치 · 운영한다고 밝혔다.
‘택시전액관리TF팀’을 통해 지역별 전액관리제 실시현황을 총괄, 업체들이 전액관리제를 불이행하거나 편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보다 강화된 관리감독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