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 吳 起 ),
그리고 해병대의 장군들
오기는 기원전 440년 ~ 기원전 381년의 사람으로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의 명장이자 병법 가, 정치가로서 전국시대를 대표하는 전략 전 술의 귀재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오기는 당시 초나라의 재상으로서 법률을 정비하고 불필요한 관직은 모두 폐지해 재정 낭비를 없앴고, 촌수가 먼 초나라 왕족과 귀족들이 이름값으로 받아먹던 봉록을 몰수해서 국고로 환원시켰습니다. 이런 일련의 조치로 탄탄해진 재정 덕분에 초나라는 군사력을 불리며 강국으로 부상했습니다. 그러나 특권을 빼앗긴 왕족과 귀족들에게 미움을 산 끝에 결국 그들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비록 오기의 잔인함 과 비정함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최근 해 병대의 몇몇 장군들이 보이고있는 한심한 행태를 말하고자 함입니다. 오기는 전장에 임해서는 병졸들과 똑같이 입었고, 똑같은 음식을 먹었으며 똑같은 조건의 잠자리에서 자고, 행군할 때에는 수레에서 내려 같이 짐을 지고 걸었다고 합니다.
사마천의 사기에는 한 병사가 등에 종기가 났다는 보고를 듣고 오기가 그 병사를 찾아가 입으로 고름을 빨아주자(연저지인 吮疽之仁) 그 병사의 어머니는 이러한 소식을 듣고, 남편도 오 기의 그런 행동에 감동받아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우다 전사했는데, 이젠 아들마저 오기를 위해 싸우다 전사하게 생겼다며 오열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합니다. (나무위키 참조)
강한 군대란 사심 없고 강직한 지휘관 아래에서 일사불란한 조직체계를 갖춘 유능하고 용 감한 병사들로 이루어진 군대를 말합니다.
해병대는 우리나라의 어느 군대보다도 ‘강한 군대’입니다. 그 자부심도 대단히 높습니다.
그러나 지금 해병대의 일부 장군들이 보이고있는 행태는 어떻습니까?
수해가 나서 민간인이 사망하자 사망자 수색에 나선 해병대 병사가 수색 작전중에 물에 휩쓸려서 오히려 사망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생때같은 젊은 목숨입니 다. 당시 사단장이 자신의 공명(功名)을 드높이기 위해서 무리하게 병사들을 수색작전에 투입 시켰다는 것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해병대 장군은 젊은 해병의 억울한 죽음을 올바르게 수사하겠다는 부하 장교를 항명죄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그 장군이 윗선으로부터 어떠한 압력을 받았는지도 다 까발려지 고 있습니다. 해병들을 무리하게 수색작전에 투입하도록 한 장군은 ‘자신은 그런 일을 시키지 않았고, 지휘할 권한도 없었다’고 발뺌하고 있고, 부하를 항명죄로 재판에 넘긴 장군은 수 많 은 증거들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여전히 침묵으로서 진실을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강한 군대’ 해병대를 못난 장군들이 망치고 있는 것입니다.
전쟁이라도 일어난다면 이들이 지휘하는 군대가 국가를 지키고 국민의 안위를 지켜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공명을 위해서 부하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장군이 지휘하는 군대가 과연 ‘강한 군대’ 해병대로 남을 수 있을까요?
오기(吳起)라면 어땠을까요?
물론 그런 명령을 내리지도 않겠지만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지금의 비겁한 해병대 장군들처럼 처신했을까요? 연저지인을 실천한 장군 오기가 부하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짓을 했을까요? 화살에 맞아 죽을지언정 귀족들과 왕족들의 특권을 폐지하고 자 했던 사람이 윗선의 부당한 지시를 순순히 따랐을까요?
비겁하고 뻔뻔한 ‘장군’들을 보면서 해병대를 상징하는 ‘팔각모’에서 번쩍거리는 별들을 쥐어 뜯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이는 것은 나뿐일까요?
까마득하지만 수색작전 중에 숨진 후배 해병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