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주신문 – 인터뷰]
남은 열정 모두를 문화원 발전에 이바지하고파
- 우관제 문화원장
2001년 파주시의회 의원 때부터 파주문화원 이사, 감사, 향토문화연구소장, 부원장 등을 두루 지내며 파주문화원 발전과 함께 한 우관제(만73세) 원장은 문산농고,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을 나왔고 현재 한국성씨연합회 부총재,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총동창회장, 고려역사선양회 전례위원(전, 부총재)을 재임하고 있다.
- 제21대 파주문화원장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18대(2012~ 2016년)와 보궐선거로 선출된 20대(2018~2020)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소감이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지지와 성원을 아낌없이 보내주신 문화 가족 여러분께 깊이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문화는 우리 삶이 모여 만들어집니다. 문화가 발전하는 것은 우리 삶이 다양하고 풍부하다는 것입니다. 파주문화원은 전통문화예술의 발굴과 육성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문화자원의 확보와 활용에 앞장설 것입니다. 전통문화와 새로운 문화환경을 조화롭게 만들며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문화원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율곡문화제, 방촌문화제, 우계문화제, 윤관문화제, 문화학교 운영 등 시민들과 함께 하는 문화사업을 더 확장하고, 사라져가는 문화 전승은 짚풀문화를 공예품 공모전 등으로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또 율곡유적지, 황희선생 유적지 관리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지역문화 발전에 함께 할 것입니다. 특히 문화 가족들의 숙원이었던 파주문화원 독립 원사 건립을 위해 남은 열정을 다 바칠 생각입니다.
그동안 파주문화원 건립이 여러 번 거론 되었는데 아직 실행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워하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파주문화원이 파주시 행정 청사의 일부를 사용하다 보니 공간의 협소함은 물론 상황에 따라 문화원을 옮겨야 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문향의 고장이라는 파주와 격에 맞지 않습니다. 지역문화의 중심 공간이 될 독립된 파주문화원 건물은 모든 문화 가족의 소망입니다. 이번이 파주문화원장으로서 마지막 임기라 생각하고 반드시 문화원 원사 건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간 전임 원장님들과 원로들께서 많은 노력을 하셨습니다. 금방 될 듯 될 듯하다가 좌절된 경험도 있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준비하였고 행정기관과 정치권, 기업체 등 다양한 분야에도 문화원 원사 건립의 필요성을 피력했고, 꼭 결실을 이룰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도 함께 마음 모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파주역사 도서관’ 마련은 늦은 감이 있지만 아주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간 문화원에서 수집한 도서와 파주 관련 자료들을 보관하고 열람할 수 있는 도서관을 조성하려고 합니다. 기존에 자료를 모아놓은 자료실이 있기는 하지만 공간이 좁고 도서관 바코드 작업이 안 되어 있어, 시민이 필요한 자료 대여 요청이 있을 시 찾는 것도 어렵고 대출 관리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파주문화원에서 발간한 책자뿐만 아니라, 파주 역사와 관련된 자료들을 모두 모아놓은 파주역사 도서관은 파주 정신의 핵심 공간이 될 것입니다.
신규사업비 확보로 문화사업 확대에 기대가 많습니다.
방촌문화제 예산을 대폭 증액받았고, 성씨기초조사사업으로 3,000만 원, 지역 인물문화제 2,000만 원 등 총 7,700여만 원의 예산을 증액받았습니다. 앞으로 문화원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고, 대외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이 힘이 나게 합니다. 성씨 조사의 경우는 각 문중, 소문중을 망라하여 조사하고 파주에 입향한 년도와 계기 등 역사를 기록하는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문향 파주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가는 발걸음은 이렇게 점점 더 확장,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파주 북부권에 ‘파주문화원 향토사교육관’ 확보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역사를 안다는 것은 애향 정신을 기르는 데 기본입니다. 지역의 발전은 애향심이 큰 원동력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적성지역에서 문화원에 오려면 서울에서 오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파주 북부권은 상대적으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늘 아쉽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공간을 확보해 파주의 역사와 문화 또 윤관장군·황희정승·율곡선생·신사임당·휴암선생 등의 가르침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 o o 박물관’ 유치가 거의 확정되어 새로운 문화를 더하게 될 것입니다.
문화원에 몸을 담은 지 벌써 20년입니다. 그동안 있었던 일 중에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그때그때 최선을 다했으니 규모가 크든 작든 나름 다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몇 가지만 꼽아본다면 우선 ‘율곡문화제’를 점점 더 확장하게 된 것입니다. 2천 년대 초반 시의회 의원이면서 당시 문화원 이사 시절에 2천만 원이던 예산을 5천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였고, 현재는 2억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만큼 더 다양한 방면에서 율곡선생을 알릴 수 있는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파주 이이 유적지가 국가사적 525호로 지정’ 된 것은 자랑할만한 일입니다. 또한, 사직단에 있던 ‘신사임당과 율곡선생의 동상’을 파주시와 협력해서 자운서원에 자리를 잡으니,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안성맞춤이 되었습니다.
파주시에서는 2020년 다양한 남북문화교류를 계획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파주-해주 간 율곡선생 관련 교류’를 문화원에서도 발맞춰 추진할 계획입니다.
두 번째는 조선 시대 청백리 중 으뜸이라 불리는 방촌 황희선생의 얼을 기리는 방촌문화제를 거행하게 된 것입니다. 대북공연, 판굿과 줄타기 공연, 우리 놀이 한마당 등 해를 더할수록 다채로운 행사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고 있고, 2020년 제5회 방촌문화제도 준비를 잘하여서 더욱 활성화할 예정입니다.
세 번째는 지금 현재 문화원으로 오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이렇게 쾌적한 공간으로 오게 된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시민회관 별관 건물에서 오랜 세월 곁방살이를 하다가, 파주스타디움 한 켠 정말 열악한 상황에서 1년을 보낸 후 이곳 운정행복센터로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문화원 독립 원사가 문화 가족들의 소원이기는 하나 지금 현재 있는 이곳을 부러워하는 다른 지자체 문화원들도 많습니다. 광명, 강화, 김포 등에서 문화원사 견학을 올만큼 강의실 등 여덟 개나 되는 공간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는 ‘동국 십팔현의 성리학자 우계 성혼선생의 유림 제향을 지내게 된 것’입니다. 직언을 서슴지 않던 강직하고 청렴한 참선비의 표상 우계선생을 기리며, 진정한 인간성 회복과 사회정의를 위해 이론과 실천이 하나로 연결된 우계의 도학사상을 널리 알리 필요가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구봉 송익필 선생의 집 복원과 연구를 위해 기념 사업회를 발족하고 활발히 활동하게 된 것’입니다. 황용선 전 부시장님의 조언을 듣고, 황의동 교수, 김창경 교수 등 연구를 통한 학술대회 등을 연 것은 ‘삼현수간’을 발간하는 기초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섯 번째는 ‘임진강 적벽 석벽조사’와 ‘파주 민통선 문화유적 보고서’ 발간은 특히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파주문화원 부설 ‘파주향토문화연구소’에서 기획해서 진행한 것으로 세월 속에 감춰졌던 역사를 찾아 기록으로 남기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일곱 번째는 마을지를 발간하였는데, 우선 교하·운정·월롱·탄현·조리읍 마을지가 나왔습니다. 마을지는 파주시의 ‘파주시 마을기록화 사업’과 경기문화재단의 ‘경기도 현대 지역사회 기록화 사업’을 네트워킹한 공동사업으로 파주문화원은 주민 대상 구술조사 및 보고서 발간을 주관했습니다. 여기에는 마을의 지명 유래와 마을에 있는 문화유산, 마을 출신의 주요 인물, 옛 지도로 보는 마을, 현재 마을의 이용실태와 통계로 본 마을, 사진으로 보는 마을의 옛 모습과 현재 모습, 마을에 뿌리내리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등으로 구성되어 마을의 고유성과 역사성을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2020년에는 광탄지역의 마을지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도시화와 재개발 등으로 사라져 가는 지역문화 자원을 발굴하여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구비전승 자료, 세시풍속 등을 포함해 발굴 조사를 할 것입니다.
문화원을 운영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요?
파주시 인구가 47만 명이 되어갑니다. 파주의 문화 집합체라 할 수 있는 파주문화원에 사무국 인력을 한 명 확대하는데도 몇 년이 걸렸습니다. 또 여러 가지 이유로 파주시로 넘어간 율곡문화제를 다시 문화원에서 하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문화원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사업에 많은 분이 참여해 함께 하면 좋겠는데, 아직도 문화원에서 하는 일들을 잘 모르는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문화원이라 하면 어른들만 누리는 문화공간이 아닙니다. 지역문화유산 답사 등 파주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고, 특히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돌보며 역사의식을 고취하고 지역의 문화재 보존에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는 ‘청소년 문화재 지킴이’ 행사도 있고, 경기도 교육지원청 평생학습관을 운영하는데 사물놀이, 단소 대금 등 전통문화를 배울 기회도 있습니다. 그리고 민속예술 활성화를 위해 민속예술제에 출전하고 있는데 ‘파주금산리민요’, ‘기세울 농악’ 등 우리 민속예술을 이어가려는 청소년 등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세대를 넘어 문화를 이어가는 교량 역할을 하는 것이니 그런 노력이 정말 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파주문화원에는 부설로 파주향토문화연구소, 문화학교, 전통문화 체험학교, 문화원해설사회 등이 있습니다. 특히 파주향토문화연구소(소장 차문성)에서는 소속 연구원들이 파주와 관련 있는 역사·문화를 깊이 있게 조사하고 연구한 결과물로 매년 『파주연구 坡州硏究』를 출판하고 있으며, 매년 하나의 주제로 연구원 모두가 참여하는 특별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민간인 출입이 제한된 임진강의 문화유적들을 조사했고, 2019년에는 민통선 이북 문화유산을 조사해 잊혔던 문화유적들을 찾아내는 성과를 이뤘습니다. 이런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에도 파주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파주시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돼지열병과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파주시민들 모두 힘내시고, 우리는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지혜롭게 한마음이 되어 이겨낸 민족입니다. 이번에도 반드시 이 어려움을 타파하고 더 높이 도약하는 파주가 될 것입니다.
파주문화원은 파주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앞장서서 나아갈 것이고, 47만 파주시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파주 역사와 문화 발전에 원동력이 되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관제 문화원장은 고려역사선양회 부총재를 지내며 고려대전 사회를 보고 집례를 맡아 진행하고, 풍수지리사 자격을 갖고 있을 만큼 음택·양택 전문가이다. 또한, 오랫동안 파주교명위원과 지명위원을 지내면서 파주 역사가 곳곳에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도라산의 영수암과 선조대왕 사위 서종태의 묘 등 파주 역사 발굴조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문화 향유 기회의 확대와 발전을 위해 문화원 고문, 원로, 자문위원 이사를 주축으로 시민들과 함께 ‘파주문화를 알자’ 탐방도 준비하고 있다. 삶의 모습들이 모여 문화가 되기에, 전문성과 다양성을 갖춘 우관제 문화원장이 이끌어갈 파주문화원과 더불어 파주의 문화가 활짝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인터뷰 김선희 汀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