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일척 [孤注一擲]
孤 : 외로울 고 注 : 부을 주 一 : 한 일 擲 : 던질 척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대북삐라가 뿌려지고 오물풍선이 날아들고, 대북확성기가 재설치되어 원점포격 말풍선이 난무하면 파주는 또 고난의 행군을 해야한다. 정치인들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온몸으로 막아서라. 노름꾼들의 고주일척(孤注一擲) 잔꾀를.
노름꾼이 계속하여 잃을 때 마지막으로 남은 돈을 한 번에 다 걸고 마지막 승패(勝敗)를 겨룬다는 뜻으로, 전력(全力)을 기울여 어떤 일에 모험(冒險)을 거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북송(北宋) 진종(眞宗) 때의 일이다. 요(遼)나라가 대대적으로 군사를 일으켜 송나라를 공격해 왔다. 송나라는 이에 대항하여 힘껏 싸웠으나 계속해서 패배 소식만이 전해졌다. 요나라군이 송나라의 수도를 향해 점점 다가오자 진종은 대신들을 불러 모아 놓고 긴급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당시의 재상이던 구준(寇準)이 말했다. “황제께서 직접 군사를 지휘하여 사기를 진작시키면 승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황제는 구준의 의견대로 직접 군사를 진두지휘했다. 그러자 잇달은 실패로 사기가 땅에 떨어졌던 병사들은 용기백배하여 싸워 승리를 이끌어 냈다. 이 일로 인해 구준에 대한 황제의 신임은 남달랐다.
그런데 왕흠약(王欽若)이라는 정적(政敵)이 틈만 나면 황제에게 구준을 헐뜯었다. 하루는 왕흠약이 진종과 함께 도박을 하게 되었다. 그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말했다. “지금 폐하와 저는 도박을 하고 있습니다. 만일 계속해서 돈을 잃게 되면 가지고 있는 돈을 한 판에 다 거는 모험을 하게 되는데, 이것을 고주(孤注)라고 합니다. 지난번 요나라와의 싸움에서 구준이 폐하께 직접 군사를 이끌고 진두지휘하시길 청한 일을 기억하시지요. 그것은 도박에서의 ‘고주일척’과 같은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진종은 구준이 자신에게 도박의 고주일척을 시킨 것으로 비유한 참언을 듣고 진노하여 구준을 재상에서 협주지부(陝州知府)로 좌천시키고 말았다.
탈북민 박상학 씨가 이끌고 있는 자유북한운동연합 측이 지난 5월 10일과 6월 6일 대북전단풍선을 날렸고, 이에 5월 말부터 2주 가까이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시작되고 파주시내 곳곳에서도 오물풍선이 발견됐다.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는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에 대해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이를 기반으로 자유북한운동연합 측이 근 4년만에 활동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이에 김경일 파주시장은 지난 6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남북간의 ‘오물풍선, 대북전단’ 대립살포로 인해 접경지역 주민들이 생업과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국회와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2015년 8월 20일 북한이 경기도 연천군 중면 인근의 대북확성기에 원점포격을 가했을 때 접경지역 경제가 초토화되는 현실을 목도한 바 있는 파주시 입장에서는 민감한 상황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오죽하면 한밤중 반바지 차림으로 뛰쳐나와 대북삐라 살포 현장을 몸으로 막았겠는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다.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헌재의 결정에 대북삐라가 뿌려지고 오물풍선이 날아들고, 대북확성기가 재설치되어 원점포격 말풍선이 난무하면 파주는 또 고난의 행군을 해야한다.
현정부 지지율 하락에서 오는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삐라’로 북한을 자극하고 ‘유전개발’ 소재로 민심을 얻으려하는 등. 곳곳에서 노름꾼들의 고주일척(孤注一擲) 잔꾀가 난무한다.
“전쟁은 정치의 표현에 지나지 않고 전쟁을 낳는 것은 정치다”라 했다. 2020년 6월 17일 파주시, 연천군, 김포시, 포천시, 고양시 전역을 경기도지사 권한으로 위험구역을 지정하여 대북전단 살포 관계자 출입을 통제하고 대북전단 등 관련 물품을 준비, 운반, 살포, 사용 등을 금지시킨 사례가 있다.
정치인들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온몸으로 막아서라. 노름꾼들의 고주일척(孤注一擲) 잔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