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지리’는 끝까지 ‘모지리’였습니다.
‘자다가 봉창 두드리듯’ 느닷없는 계엄을 해버리고, 이후 재판 과정에서 보여준 목불인견의 부조리극에 이어서 탄핵 심판 최후 진술에서조차 ‘주저리. 주저리....’함으로서 대통령다움을 기대했던 많은 국민들의 기대를 그는 무참히 깨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는 마치 ‘내 ‘신념’을 설파하면 모두가 동의하고 탄핵을 기각될 것이야.‘라는 것을 진정 믿고 있는 듯이 보였습니다. 한 시간이 넘게 요즘 회자되고 있는 ‘개소리’를 열정적으로 말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저는 분노를 넘어 허탈함까지 느꼈습니다.
말의 앞. 뒤가 안 맞는 것은 둘째 치고,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는 그의 태도는 사악함마저 묻어나왔습니다.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를 침탈하는 것을 전 국민이 똑똑히 보았는데 이를 경고성이라며 마치 예능 프로그램의 한 장면쯤이라고 우기는 태도나, 대한민국 최정예 군대를 마치 장기판의 졸처럼 부리고 나서 부하 장군들이 뭘 오해해서 빚어진 일처럼 말하는 데서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이제는 그가 무슨 이유로 계엄을 했는지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어쨌든 그는 불법 계엄을 했고, 곧 탄핵이 될 것은 물론, 내란의 죄로도 처벌을 받을 것입니다. 그가 다시 세상의 밝은 해를 보기는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탄핵이 되네 안 되네 를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있지만 탄핵이 안 되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그의 탄핵은 확실할 것입니다.
문제는 탄핵 그 다음입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경제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경제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공구상을 하는 저의 지인은 IMF 때보다 더 어렵다며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공구상이 어렵다는 것은 공구를 주로 소비하는 공장이나 사업장 등에서 공구나 자재를 쓸 일이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공장이나 사업장의 일감이 그만큼 없다는 뜻이고, 노동자들의 소득도 비례해서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소득이 줄면 소비가 줄고 그 여파는 소비성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갑니다.
악순환이 반복되고 심화되는 것입니다. 거리마다 ‘임대’라고 써 붙인 빈 상가가 늘어나는 것이 그냥 생기는 일이 아닙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습니다. 경제 쫌 안다는 것을 유일한 무기로 탄핵을 피하고 있는 ‘내란 잔당’들에게 이런 어려운 상황을 맡겨둘 수 없습니다.
하루빨리 민주적 권위를 갖춘 정부에서 확실한 처방을 내려서 경기를 살려야 합니다.
다음은 아직도 세상 물정 모르고 ‘탄핵 반대’를 외치고 있는 ‘모지리’ 추종자들입니다. ‘계엄’과 ‘계몽’ 사이에서 길을 잃고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있습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를 ‘가루’로 만들고 헌법재판관들을 ‘처단’할 것을 공언합니다. 선관위도 ‘날려버릴’ 기세입니다.
헌법기관을 없에버린다는 것이 ‘내란’에 해당 될 수 있다는 것쯤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그들의 속성상 권력의 뒷배나 사주가 없이 그런 일을 벌인다고 기대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탄핵이 됐을 때 요즘 한창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세칭 ‘역사 강사’가 헌법재판소를 가루로 만들기 위해서 앞장설지가 궁금할 따름입니다. 그들만의 집회 연단에 서서 ‘헌재 박살’을 외치고 있는 국회의원들, 연사들 중 단 한 사람도 앞장서지 않을 것이라는데 500원 겁니다.
‘희생은 남이, 이익은 내가’가 체질화되어 있는 자들이 결코 하지 못할 일입니다.
“저는 계몽됐습니다”라는 간증을 헌법재판소 법정에서 태연하게 읊어대며 헌법재판을 쇼로 만들며 ‘매명(賣名)’의 기회로 삼을 뿐인데 그런 자들이 뭘 앞장서고 무슨 희생을 하겠습니까.
칭얼대는 일부가 있겠으나 대세에 지장이 없는고로 신경 끄고.
우리는 이런 부조리와 불합리, 불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부를 만들어서 경제도 살리고, 헌법의 가치를 더욱 튼튼히 세우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