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월 30일(월) 오후, 본지는 남북 산림협력의 상징적 시설인 파주 남북산림협력센터를 찾았다.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가는 이곳은 북한 개성시 임한마을과 직선거리로 불과 3km 남짓 떨어져 있는 분단의 긴장과 평화의 기대가 교차하는 접경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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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화 시스템으로 관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촬영 하효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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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외 생육장에서 자라고 있는 수 십만 본의 어린묘목 ▲사진촬영 하효종 기자 |
이 센터는 2018년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된 산림 분야 교류를 구체화하기 위해 2020년 6월 3일 문을 열었다. 전시와 교육을 위한 관리동과 함께 4,040㎡ 규모의 스마트 양묘장이 조성되어 있으며,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묘목 생산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또한, 야외 생육시설에는 수십 만 본의 어린 묘목들이 자라고 있으며 1년 생산량이 140만 본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는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해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사업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센터는 남한 내 산림 복구에 필요한 묘목 생산과 연구에 집중하고 있으며, 북한과의 협력은 아직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관계자는 “묘목 생산량과 시스템은 충분하지만, 협력의 문이 열리기 전까지는 준비만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남북 산림협력을 위한 기술·자재·인력·묘목의 전략적 거점으로서 상징성과 가능성을 모두 지닌 시설이다. 이곳 남북 산림 협력센터 외 철원, 고성지역에 남북 산림을 위한 양묘장을 비롯한 주요 인프라가 되어 있어 향후 협력이 재개될 경우, 곧바로 공동 산림 복구 사업에 투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990년대 경제난과 연이은 자연재해로 심각한 산림 훼손을 겪었으며, 이후 복원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산림협력은 단순한 나무 심기를 넘어, 기후 위기 대응, 탄소 흡수원 확보, 생태계 회복이라는 다면적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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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와 인터뷰 하고 있는 이민수 센터장 ▲사진촬영 하효종 기자 |
이민수 파주 남북산림협력센터장은 “남북 산림협력은 정치 논리를 넘어선 평화의 기반시설”이라며 “센터가 향후 관계 개선 시 실질적으로 남북을 잇는 협력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반도 면적의 70% 이상이 산지로 이뤄진 만큼, 남북 산림생태계는 원래 하나의 연결된 시스템이다. 지금은 협력이 멈췄지만, 이곳에서는 마치 묘목이 자라듯, 조용히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조만간 이곳에서 다시 녹색의 대화가 시작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파주 남북산림협력센터는 직원들의 90% 이상이 파주지역에 거주하는 분들로 되어 있어 지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에도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 관람 안내: 센터는 자유 관람이 가능하며, 단체관람 시 꼭 사전 문의가 필요하다.
문의 전화: 031-946-9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