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는 브랜드로 기억된다” K리그2 도전과 파주의 새로운 도시 전략
  • 파주시민축구단, ‘60억 논란’을 넘어 문화·관광 융합 도시로
  • ▲ 2025년 홈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관중석 앞에서 기쁨을 나누는 파주시민축구단 선수단과 김경일 파주시장. /사진 = 파주시 제공

    2026년, 파주시민축구단이 K리그2 진출을 공식화하며 본격적인 도약을 예고했다. 이는 단순한 리그 승격을 넘어, 파주시가 ‘축구’를 매개로 도시 브랜드와 문화·관광 자산을 새롭게 구성해 나가려는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다.
    일부 시민단체와 언론은 ‘60억 원 세금 투입’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파주시는 이번 승격 추진을 ‘시민 중심 문화도시’로의 전환점이자 도시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공공투자로 보고 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지난 6월 정례회 본회의에서 “2026년은 파주시민축구단이 K리그2로 도약할 최적의 시기”라며, 승격 추진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도시는 브랜드로 기억된다”며,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DMZ 생태관광, 유소년 스포츠 등과 축구단을 연계한 ‘365일 스포츠·관광도시 파주’ 구상을 밝혔다.

    ‘60억 부담’ 현실화 우려 속… 파주시의 해법은?

    파주시는 재정 부담 우려에 대한 해법으로 5년 내 시 보조금 의존도를 30% 이하로 낮추겠다는 재정 로드맵을 제시했다.
    핵심 전략은 ▲공기업 및 대기업 스폰서 유치, ▲티켓·굿즈·중계권을 통한 자립형 매출 확대, ▲NFC 기반 관광·교육 프로그램 연계 등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연간 45억 원 규모의 자체 수익 창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 시장은 또한 “승격 추진으로 향후 5년간 약 39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 7만 명 이상의 관중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지역경제 직·간접 파급 효과는 최소 4억 원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시는 초기 2년간 시비 상한선을 명확히 설정하고, 이후 수익 증가에 비례해 시 지원을 자동 감축하는 **‘디그레시브(점감형) 지원 모델’**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민사회와 의회의 우려… “공론화와 투명성 필요”

    그러나 이러한 파주시의 구상에 대해 시민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신중하다.
    시민단체 ‘파주시민네트워크’는 지난 7월부터 ‘승격 재검토’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이며, “지난해 구단 예산의 95%가 시 출연금이었고, 프로화 이후 예산이 최대 80억 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공적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타당성 조사와 시민 의견 수렴 없이 행정이 정치적으로 승격을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의회에서도 신중론이 나온다. 박은주 시의원은 본회의에서 “시민 여론과 장기 재정 시뮬레이션이 부족한 상태에서 K리그2 승격을 추진하는 것은 성급한 행정”이라고 지적하며, 보다 투명하고 단계적인 공론화 절차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파주시는 ▲시민설명회 정례화 ▲의회 공유 ▲‘승격 추진 협의체’ 운영 등으로 공론화의 폭을 넓히고, 분기별로 ▲관중 수 ▲수익률 ▲고용 효과 등의 핵심 성과지표를 공개해 시민 체감형 투명 행정을 실현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 제언… “도시와 축구단의 선순환 구조 설계해야”

    스포츠산업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 직영 구단의 초기 재정 의존은 불가피하지만, 성공한 지자체 사례처럼 지역 브랜드와 융합한 수익모델을 설계하면 부담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구FC, 강원FC 등은 지역 공기업과의 장기 파트너십을 통해 매년 15억~48억 원 규모의 자생적 재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파주시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유력한 모델이다.

    파주시는 이러한 선례를 바탕으로 DMZ, 임진강, 헤이리 등 파주 고유의 관광·문화 자산을 축구 콘텐츠와 결합해 연중 운영형 스포츠·관광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결국, 핵심은 시민과 함께하는 투명한 추진

    시민사회의 우려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파주시가 약속한 바대로 ▲ 공론화 협의체를 통한 소통 ▲ 재정 상한제 및 수익 연동 감축 시스템 ▲ 핵심 지표 공개와 평가 등을 성실히 이행한다면, 이 사업은 단순한 ‘지출’이 아닌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공공투자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축구단의 승격은 단순히 리그 한 단계를 올라가는 일이 아닙니다. 파주가 문화와 스포츠, 관광이 어우러진 시민 중심 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김 시장의 이 발언은 단순한 비전이 아니라, 행정과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파주의 미래 지향점임을 선언하는 메시지다.

    K리그2 도전은 분명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그 이면에는 도시 경쟁력, 지역경제 회복, 시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더 큰 지향점이 담겨 있다. 지금 파주에 필요한 것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함께 지켜보며 책임 있게 가꾸어가는 열린 시선일 것이다.
  • 글쓴날 : [25-08-01 00:32]
    • 내종석 기자[pajuo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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