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천 기자] 뚜벅이는 느려도 조용히 세상을 보는 여행이다.
중국 서부 고비 사막 위에 세워진 만리장성 (6,300km) 자위관 관성(嘉峪关 关城)을 가다....
동쪽 산하이관(山海关)에서 시작된 만리장성 (6,300km)이 서쪽에서 끝나고 다시 서쪽에서 시작하는 곳이 자위관 관성(嘉峪关关城)이다. 고대 실크로드에서 중원의 길목을 수호하는 군사 요충지였고, 하서주랑을 따라 장안(시안)과 서역을 오가는 사신과 대상의 출입국 심사가 이뤄졌던 곳이다. 명나라 때인 1372년 자위관 관성(嘉峪关 关城)이 세워졌는데, 군사 방어용으로 설계된 관성은 사막의 거친 모래바람 속에서도 여전히 견고하게 서 있다.
험준한 치롄 산맥과 헤이 산(黑山) 사이에서 웅장한 기세를 자랑해 ‘천하제일웅관(天下第一雄关)’이란 별명이 붙었다.
관성은 크게 내성과 외성으로 구분되며 여행자는 자위관성 풍경구 외성동 측의 갑문을 통해서 진입한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문창각(文昌阁)은 명나라 때 국경을 지키던 관원들의 사무실이다. 이어서 관제묘(关帝庙)가 나오고, 관원들이 모여서 공연을 보았던 희대(戏台)를 지난다. 다시 문 하나를 통과하면 내성으로 내성의 면적은 25,000㎡에 달하고 성벽 높이는 11m로 외성보다 더 높고 동쪽 광화문(光华门), 서쪽 유원문(柔远门)을 설치해서 외성과 통하게 했다.
이 두 성문 위에 세운 3층의 성루가 늠름하고, 녹색 기와를 얹은 처마가 하늘을 날 듯하다. 640m에 달하는 성벽 둘레의 동서남북 귀퉁이에는 적의 동태를 살필 각루(角楼). 가있고 남북의 성벽 정중앙에는 성문을 방어하는 적루(敌楼)가 있다. 돌을 깎아 만든 성문과 적루의 견고함과 황토를 다져 만든 성벽 좋은 황토를 햇볕에 충분히 말려 곱게 가루를 내어 찹쌀가루를 섞어서 성벽에 발랐다고 한다.
내성의 성문 옆에 성벽 위로 오르는 계단이 있고, 계단 한쪽에 말이 짐을 싣고 오를 수 있는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성벽에 올라 바라보는 경치가 근사하다. 멀리로 흰 눈 덮인 치롄 산맥이 들어오고, 성루에서 뻗어나간 황토색 만리장성이 뱀처럼 길고 가늘게 고비 사막 위를 기어간다. 장성 박물관(长城博物馆)은 만리장성에 관련된 유물과 문건 및 군사 병기 등을 전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