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하도서관 치유연극 ‘아름다운 사인’ 성황리 공연…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회를 묻다

  • 파주 교하도서관(관장 이재면)은 12월 13일 오후 연극 ‘아름다운 사인’을 공연해 80여 석의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이번 작품은 여섯 구의 여성 시신이 같은 날 검시실로 옮겨오며 시작되는 이야기로, 각기 다른 삶의 궤적과 사연을 지닌 인물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개인의 고통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 극 속에서 검시관은 홀로 시신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고백들은 관객들을 삶과 죽음의 경계, 그리고 우리가 외면해 온 사회의 이면으로 이끈다.


    작품에는 남편의 외도로 절망에 빠진 여성, 말기암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던 환자, 가정 내 성폭력에 노출된 중학생 소녀, 정신질환과 우울증 속에서 약물과 술에 의존하며 살아온 인물 등 다양한 배경의 여성들이 등장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극단적 선택 이면에 놓인 사회적 책임과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며, 단순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여성·가해자·피해자라는 이분법적 시각을 넘어선 사회 시스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특히 검시관 또한 시체들과의 대화를 통해 삶과 죽음 앞에서 방황하는 존재로 그려지며, 인간 존재의 모순적인 순간을 관객과 함께 마주하게 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른바 ‘시체들의 수다’ 속에서 관객들은 익숙하게 살아온 일상과 사회의 부조리를 자연스럽게 되돌아보게 되며 깊은 울림을 경험한다.


    공연후 엔딩 인사 사진 하효종 기자
    @공연후 엔딩 인사 ⓒ사진 하효종 기자
    ‘아름다운 사인’은 교하도서관 치유연극 동아리 ‘화양연화’의 첫 공연으로, ▲작품 장진 ▲연출 김미숙 ▲이대연 ▲박정옥 ▲김윤희 ▲이수진 ▲정유진 ▲민수정 ▲허영림 ▲임현서 씨가 출연했다. 특히 30년간 연극무대에서 활약한 배우 김미숙 연출가의 열정적인 지도와 헌신이 더해져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교하도서관 관계자는 “교하도서관에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번에는 연극을 중심으로 한 공연이 진행돼 더욱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치유와 소통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연극이라는 예술 장르를 통해 개인의 고통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성찰하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 글쓴날 : [25-12-13 18:22]
    • 하효종 기자[hajong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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