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매매집결지에서 시민의 공간으로…폭력과 착취의 현장을 시민의 품으로
  • 파주시, ‘연풍 RE:born’ 비전 선포
  • 파주시는 지난 16일 파주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시민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매매집결지 공간 전환 비전 선포식 「연풍 RE:born(리본)」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도시의 기억을 새롭게 엮다’를 대주제로, 70여 년간 폭력과 착취, 불법의 현장이었던 연풍리 성매매집결지를 시민을 위한 복지‧문화 공간으로 전환하겠다는 파주시의 공식적인 선언이자, 그 변화의 과정을 시민과 함께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경일 파주시장을 비롯해 읍‧면‧동 통‧리장, 유관기관 및 시민단체 관계자,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반성매매 시민활동단체 ‘클리어링’ 회원들과 다수의 시민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행사는 성매매집결지 변화의 필요성과 시민 참여의 과정을 담은 오프닝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여성 인권 보호와 반성매매 문화 확산에 기여한 시민과 단체 관계자 10명에 대한 유공자 표창, 시민 6인의 수필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시민 낭독자들은 “침묵은 허락이고 무관심은 방조”, “이제는 시민이 참여할 때”라는 메시지를 통해 성매매집결지 폐쇄에 대한 시민의 분명한 목소리를 전했다.

    ■ 김경일 파주시장 “폭력의 공간을 인권과 회복의 공간으로”

    김경일 파주시장은 비전 선언을 통해 “70여 년 넘게 폭력과 착취가 일상적으로 벌어지던 성매매집결지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비전을 오늘 발표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성매매집결지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인신매매, 감금 등 불법이 만연했던 공간으로, 이를 묵인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직무유기”라며 “파주시는 2023년부터 성매매 집결지 정비사업을 추진하며 피해자 자활 지원과 불법 바로잡기에 나서 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80회가 넘는 ‘여행길 걷기’와 100회 이상의 ‘올빼미 활동’ 등 수많은 시민의 참여로 변화의 동력이 만들어졌다”며 “앞으로도 불법에 단호히 맞서 성매매집결지의 완전 폐쇄와 시민 공간 전환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 연풍리, 복지와 문화가 어우러진 열린 복합공간으로

    이날 공개된 비전 영상에 따르면 파주시는 2028년까지 약 1,600억 원을 투입해 연풍리 일대에 가족센터, 성평등광장, 치유정원, 라키비움(도서관·기록관·박물관 복합문화공간) 등 핵심 복지‧문화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시립요양원, 건강증진형 보건지소, 파크골프장, 공영주차장, 공공도서관 등을 단계적으로 조성해 연풍리 일대를 시민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복합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방침이다.

    ■ 시민과 함께 완성하는 공간 전환

    행사의 마지막은 참석자들이 각자의 휴대전화로 QR코드에 접속해 ‘내가 바라는 연풍리와 파주의 미래’를 한 문장으로 남기는 시민 참여 퍼포먼스로 꾸며졌다.

    대형 화면에는 ‘누구나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길’, ‘과거를 기억하는 인권 교육 공간’, ‘약자를 위한 쉼과 회복의 집’ 등의 메시지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시민 중심 공간 전환의 의미를 되새겼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연풍 RE:born은 단순한 공간 개발이 아니라, 시민의 참여로 도시의 상처를 치유하고 존엄과 성평등의 가치를 회복하는 과정”이라며 “파주시는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누구나 존중받는 도시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 글쓴날 : [25-12-17 08:55]
    • 지은영 기자[jey2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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