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소 탐방] 다온숲암소한우
수제 맥주박과 깻묵을 먹고 자란 파주 한우
“지구상 최고의 고기”라고 한우를 극찬한 USA투데이 기사를 빌리지 않더라도 한우의 우아한 맛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한우를 선택할 때 과거에는 대표 산지를 많이 따졌지만, 이제는 무엇을 먹고 자라는지도 꼼꼼하게 따지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소 먹이가 곧 육질과 풍미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파주 탄현 자유로 옆 다온숲암소한우에 가면, 요즘 추세에 걸맞게 저탄소 암소한우를 맛볼 수 있다.
- 암소 한우의 기준은 까다롭게
다온숲암소한우에서는 4년 미만 한우 중에서 3회 이하로 출산한 암소를 선별하여 취급한다. 그래서 육질이 연하고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1등급이면서도 마블링이 아주 많은 것보다는 담백하면서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한우를 고객들이 가장 선호한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마블링과 단백질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뤄야 풍미와 부드러움 두 가지를 한 번에 사로잡을 수 있다. 이 비율은 어떤 걸 먹고 자랐느냐가 관건이 되기에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특히 다온숲암소한우에서 사용하는 암소는 수제 맥주를 만들고 남은 맥주박과 고소한 깻묵 등을 풀과 섞어 발효시킨 것을 먹고 자란다. 맥주박은 단백질과 식이섬유도 많지만, 영양분이 풍부하다. 또한 소한테 해로운 세균을 억제해 건강하게 하고 소화력을 높여 분뇨의 악취도 줄여준다.
- 로컬푸드로 탄소중립
파주에서 자란 한우를 사용한다는 것만으로도 탄소 감축에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동 거리가 그만큼 짧아서 운송으로 발생하는 탄소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축산업 자체가 온실가스 배출이 많아서 기후 위기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많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한우·육우 1kg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13.9kgCO2eq)은 전세계 평균(25.5kgCO2eq)보다 훨씬 적은 수치라고 한다. 그리고 농식품 가공 부산물을 사료화할 경우, 그대로 버리면 쓰레기지만 사료에 섞으면 영양식으로 리사이클링 되는 것이다. 맥주박 폐기 과정에서 발행하는 탄소 절감 효과는 덤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파생된 국제 곡물 가격 상승으로 사료 가격 또한 고공행진 중이다. 사료 비용을 줄이면서 소의 발육상태는 좋아지고 육질은 등급이 올라가고 더불어 환경오염도 줄이게 되니 ESG 실천 경영 또한 이루어지는 것이다. 품질은 좋고, 생산 원가를 줄였으니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고객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다온숲암소한우 매장 바로 앞에는 고추, 양배추 등을 직접 기르는 텃밭이 있고, 근거리에 오이, 상추 등을 키우는 비닐하우스가 있다. 식당에서 사용하는 웬만한 채소는 자급하거나 근방에서 구매하기에, 이 또한 이동 거리가 거의 없어 싱싱한 지역 먹거리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밥맛 또한 일품이다. 근처에 있는 대동리 정미소에서 도정한 탄현쌀 등은 예부터 웃돈을 주고 살 만큼 품질이 좋았다고 한다. ‘파주 위키’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경기농산물 품평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강 상류에서 흘러온 퇴적층이 쌓여 만들어진 토지라 옛날부터 밥맛이 좋아 다른 지역보다 가격이 높은 편’이었다면서, ‘이곳은 서해안에 위치해 있어 가을철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고 온도가 적당하고, 볏짚 퇴비를 이용, 심토 경운, 규산비료 등을 사용해 건강한 벼농사를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 천연암반수로 만든 수제 맥주
다온숲암소한우에는 미네랄이 풍부한 지하 500m 천연암반수로 만든 수제 맥주가 있다. 파주의 지역 농·특산물 쌀, 옥수수, 밀, 보리 등을 이용해 만든 특화된 맥주다. 파주(Ale), 다온(IPA), 임진강(Hefe-Weissbier), 자유로(Dunkel-Weissbier) 듣기만 해도 파주가 생각나는 멋진 이름들이다. 흑맥주와 일반 맥주의 중간 정도 어디쯤 있을법한 색깔에, 쌉싸래한 맛에 목 넘김이 부드러운 맥주는 느끼함과 갈증을 확 씻어내는 깊은 맛이 느껴진다. 암소한우와 아주 잘 어울린다.
자유로 성동IC 지나 오른쪽
임진각 방향 자유로를 달리다가 보면, 성동IC를 지나 3분만 더 가면 오른쪽에 다온숲 CAFE BAKERY BREWERY PUB RESTAURANT가 보인다. 대동리 만우리 출구에서 200미터 앞이 다온숲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사전엔 나와 있지 않지만, ‘좋은 일, 행복한 일, 기쁜 일, 즐거운 일이 다 온다.’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다온’이다. 다온숲이 보이면 우회전으로 빠져나와 바로 오른쪽 입구로 들어오면, 한들한들 춤추는 코스모스 들판 너머로 다온숲암소한우가 보인다.
특화된 원재료를 이용해 차린 밥상이다. 건강식이라고 따로 지칭하지 않아도 모든 먹거리가 믿을 수 있는 최상의 재료만 사용한다. 정육식당에서 먹고 싶은 고기를 마음껏 골라오면 상차림을 해준다. 칙칙촥~ 숯불과 만난 암소한우를 입에 넣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좋은 사람과 그리고 좋은 관계가 되고 싶은 사람과 함께 맛보기를 권해본다. 기분이 한껏 올라간다.
신선하면서도 찰진 육사시미와 고소하면서도 쫀뜻한 육회 맛도 경험해 보면 좋겠다. 아마도 먹는 와중에 함께 오고 싶은 사람들이 줄줄이 떠오를 것이다. 너무 맛있으니까.
식사 후, 다온숲 풀빛 정원 카페에서 향긋한 케냐 커피와 갓 구운 빵을 디저트로 찾아도 좋겠다. 임진강과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북한의 전망을 카페에 앉아 후식으로 즐겨도 좋다. (참고로 카페는 매주 화요일 휴무) 또 카페로 올라가는 길 양쪽에 펼쳐진 넓은 잔디밭과 휴식 공간은 카페 휴무와 상관없이 마음껏 누릴 수도 있다. 시간이 여유롭지 않다면, 다온숲암소한우 건물 옥상에만 올라가도 북한지역을 조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온숲암소한우를 이용한 고객 대상으로 카페 할인권을 증정할 예정이니 누리시길 바란다.
* 참고하세요.
영업시간 : 11:30~21:00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무)
(단, 월요일이 공휴일이나 대체공휴일이면 정상영업)
예약 및 문의 전화 : 031-943-9980 (총 156석)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새오리로 339번길 77-17(대동리)
글. 김선희 汀彬
kimsunny020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