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국 시인의 눈길이 닿으면 모든 것이 시(詩)가 되고 이야기가 된다. 이번에 출간된 생태와 문학 칼럼집 『지상에서 지상으로』 역시 그렇다. 그동안 본지에 연재하던 ‘생태와 문학 칼럼’을 묶으면서, 정해진 지면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더했다.
작가는 “파주신문 지상(紙上)에 연재하는 칼럼은 지상(地上)에서 현장에서 생태해설 시 느끼게 되는 트롤리 딜레마를 벗어날 수 있다.”면서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는 것에 긍지를 느낀다.”라고 말했다.
2010년 ‘DMZ생태해설가 양성 교육’을 통해 생태전문가가 된 것처럼 자부심을 갖게 되었지만, 현장 실습 과정에서 자연환경을 있는 그대로 보전하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사람들을 불러들여 훼손시키더라도 알리는 것이 좋은지 고민하게 되었다고 한다. 깊은 고민 끝에 스토리텔링으로 깊이 있고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글로 피력하려 마음먹었고, 본지뿐만 아니라 여타 문예지에도 ‘생태와 문학’을 연재하게 되었다.
환경은 순간순간 파괴되고, 그것에 앞장서는 못된 정치적 발로에 동참하지 않도록 자각하는데 문학이 필요함을 느끼고, 이러한 일들을 바로잡고 실천하며 외치는 선구자가 되어야겠다는 작가의 마음이 이 책에 가득 담겨있다. 하지만 그 글은 딱딱하지 않고 시와 이야기가 조화롭다. 바깥 풍경이 고스란히 보이는 통창 앞에 앉아 마주한 치즈 케이크에 커피 한 잔처럼 부드럽고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그 맛이 좋다.
장종국 시인은 시집 『들꽃』으로 등단한 후 시집 『낮잠을 즐기는 가을 햇살』, 『사랑을 사랑이 사랑은』, 『날마다 허물고 짓는 집』 『상온동물의 허물벗기』, 『자음의 노래』 등과 중국에서 출간한 중국어 시집 『詩人과 孤島』가 있다. 2005년부터 『경의선문학』을 발간하고 있으며 현재 경의선문학포럼 지도교수, 파주문산종합사회복지관 ‘시서(詩書)창작교실’ 지도 강사로 활동하며 문학인의 저변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그동안 문학에 헌신한 공로로 고양시문화예술상, 경기도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경기도의회의장상 등을 수상했다.
장종국 시인의 『지상에서 지상으로』를 읽고 작가의 고상한 마음과 뜻(지상志尙)을 알고 더 나아가 지극히 뛰어난 생각(지상至想)에 가 닿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선희 汀彬 kimsunny020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