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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선출직 공직자들의 시간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2026-07-14 22:50 | 입력 : 내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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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대형 화재가 파주 정치권에 던진 뼈아픈 교훈, 공직자의 시간은 '최상위 공공재'
빽빽한 '의전 행사' 대신 50만 시민 위한 '사전 예방'과 '정책 구상'에 집중할 때

▲ 지난 1일 열린 '제10대 손배찬 파주시장 취임식'에서 손배찬 시장을 중심으로 20여 명의 선출직 국회의원과 시·도의원들이 일렬로 서서 밝은 표정으로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손배찬 파주시장이 지난 7월 1일 취임식을 기점으로 민선 9기의 닻을 올렸다.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파주교육지원청 교육장과 함께 산내초등학교를 찾아 과대(過大)학교 해소 및 체육 공간 부족 등 교육 현안을 논의했다. 이어 보름간 운정3동부터 북파주의 적성면까지 쉼 없이 이어진 21개 읍면동 소통 방문은 시민 곁으로 다가가려는 단체장의 열정을 보여주는 긍정적 행보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지역 사회의 흐름을 오랜 시간 지켜본 언론의 시각에서 이 숨 가쁜 일정표를 들여다보면, 지방자치가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행정 시간 빈곤'의 딜레마와 마주하게 된다. 당장 다음 주부터 줄지어 열릴 읍면동 주민자치회 총회를 비롯해, 매년 반복되는 꽉 짜인 행사 일정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파주 지역에서 연이어 발생한 아파트와 공장 대형 화재는 지역 정치권의 '시간 배분'과 관련해 뼈아픈 교훈을 던져준다. 사고 발생 직후 현장으로 달려가 상황을 살피고 수습을 챙기는 것은 공직자의 당연한 책무다. 하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화재를 사전에 예방하여 시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선제적으로 보호하는 일이다.

사후 약방문이 아닌, 거시적 예방을 위한 시간 확보

시장의 24시간이 읍면동 순회와 각종 단체 총회, 기념식 참석, 그리고 재난 발생 후의 현장 수습으로만 소비된다면, 시정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다가올 재난에 대비할 ‘절대적인 시간’은 사라지고 만다.

산내초등학교의 교육시설 부족 문제가 단순한 현장 방문 한 번으로 해결되지 않듯, 반복되는 대형 화재 역시 화마가 휩쓸고 간 뒤의 현장 점검만으로는 막을 수 없다. 정교한 예산 편성, 취약 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 점검, 다가올 폭염과 장마철을 대비한 선제적 재난 관리 체계 구축 등에는 단체장의 깊은 숙고와 행정적 결단이 요구된다.

단체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두 국회의원과 21명의 시·도의원도 마찬가지

이는 비단 시장 한 사람에게만 국한된 과제가 아니다. 국회에서 굵직한 현안을 풀어가야 할 파주 갑·을 두 국회의원, 나아가 시민의 손으로 선출되어 파주의 내일을 함께 이끌어가는 21명의 시·도의원의 행보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국비 확보와 법률적 지원을 이끌어내야 할 두 국회의원, 시도(市道)집행부를 견제하고 정책을 입안해야 할 21명의 시·도의원들마저 '지역구 관리'와 '눈도장 찍기'라는 명목 아래 각종 행사장을 순례하는 데 귀중한 시간을 소진하고 있지는 않은지 냉정히 되돌아봐야 한다.

재난 예방을 위한 촘촘한 조례 및 법안 제정, 국가적 차원의 안전 예산 확보야말로 이들이 가장 집중해야 할 본연의 임무다. 선출직 공직자들이 '행사 현장'이 아닌 '정책 현장'에 머물며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면, 시민의 안전을 방기했다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시민을 향한 시간은 지역의 최상위 공공재다

시장과 두 국회의원, 그리고 21명의 시·도의원들의 시간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 50만 파주 시민의 일상과 안전, 그리고 미래를 위해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되어야 하는 지역의 최상위 공공재다. 현장에서 답을 찾는 소통은 정치의 기본이되, 의례적인 행사 참석과 치적 쌓기에 에너지를 소진하는 관행은 이제 과감히 끊어내야 할 때다.

지역 정치의 진정한 역량은 얼마나 많은 행사장에 얼굴을 비추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밀도 있게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쉼 없이 달려온 지난 보름간의 열정이 파주의 내일을 더욱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는 진정한 동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빽빽한 행사 일정표 대신,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굳건한 예방 대책과 깊이 있는 정책 구상으로 꽉 찬 파주시와 정치권의 내일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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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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